묵상의 첫 머리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주일을 앞두고 유령 같은 분장을 하고 축제를 즐기던 꽃다운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런 시기에 속죄에 관한 묵상이라니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그들을 안타까이 여길 뿐 그들을 정죄하거나 그들을 염두에 두고 묵상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새벽처럼 일어나 기사로 안타까운 사연들만 읽다가 겨우 몸을 일으켰습니다.
오늘의 말씀은 속죄제에 관한 말씀입니다.
아론과 그의 집안과 이스라엘 온 회중을 위하여 안식일 중의 안식일 속죄의 날을 지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모든 속죄제가 진행되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 모두 회막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자신의 처소나 위치에서 동참하듯 함께하였습니다.
이는 제사장과 제사장 가문과 이스라엘 모든 백성의 죄를 속죄하는 제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죄에 대해 이렇게까지 속죄하는 안식일 중의 안식일은 언제일까요?
고난주간과 성금요일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러나 고난주간의 시작은 종려주일입니다.
종려주일에 우리는 진심으로 회개하기 보다는 2천년 전 예수님이 예루살렘 입성하는 것을 더 묵상합니다.
"호산나 다윗의 자손 예수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여 가장 높은 곳에서 호산나"
아무것도 모르고 종려가지를 흔들던 그 군중들처럼 우리도 호산나의 뜻(도우소서, 구원하소서)도 모른채 종려나무 가지도 모르면서 절기처럼 지내지는 않았나 싶습니다.
본질이 변질되면 의미가 퇴색되어 안하니만 못합니다.
이번 할로윈의 본질은 켈트족의 문화로 우리의 정월대보름처럼 액운을 막기 위해 제사를 지내던 날이었습니다. 여기에 4세기 그리스도교에서 11월 1일을 '모든 성자의 날'로 정하자 그럼 바로 전날은 '모든 망자의 날'이니 유령 분장으로 망자 즉 유령들을 속이자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에 미풍을 덧입혀 아이들이나 부랑인들에게 사탕이나 먹을 거리를 나눠주는 공동체적 행사였습니다.
첫 기원이 변질되고 그 다음 의미가 퇴색되어 결국 부랑인이나 아이들과 상관없는 20~30대 청년들이 먹고 마시는 문화가 되어 상업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우리가 속죄의 날로 가급적 지키려는 종려주일, 고난주간은 어떻습니까?
오늘 말씀의 속죄제처럼 스스로 괴롭게 하고 아무일도 아지 않으며 정결하기 위하여 애쓰는 것보다 구원의 사역의 막바지 부활절 축제의 준비기간이지는 않습니까?
우리의 모든 죄를 담당하신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기 보다는 어차피 주님이 용서하셨다는 당당함만 남겨놓고 신앙이 좋은 척, 많이 아는 척 했던 지난 날의 과오를 돌이켜 봅니다.
예수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죄를 해결받은 우리
그러나 그분의 고난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죄의 문제 해결로 그 분의 괴로움을 가볍게 여기진 않았나 돌이켜봅니다.
강단에서도, 서로에게도 우리는 죄인입니다. 당신은 죄인입니다. 말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나 국가적 재난에 옷을 찢고 머리를 풀어헤치고 재를 덮어쓰며 죄를 고백하던 우리의 믿음의 조상들처럼 타인의 아픔과 놀랄만한 재난에 희생자들에게 정죄하며 그들의 죄를 헤아리려 애쓰기 보다 나의 믿음, 나의 죄악을 돌이켜보며 회개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오늘 하루 타인의 눈물에 공감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 수 있는 선한 마음을 주소서(롬 12:15)
타인의 눈에 들보를 찾기 보다 내 몸의 티를 찾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마7:3)
스스로를 괴롭게 하며 정결하기 위해 애쓰는 하루이길 소망합니다. (레16:30,31)
속죄를 위해 애씀이 없었음을 고백하며 나의 죄를 헤아리고 주님 앞에 내려놓아 진정한 용서함을 얻는 복된 하루이길 간절기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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