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전 쯔음 정말 심하게 다툰 적이 있다.
신랑도 이혼을 요구하였고, 나 역시 이혼까지 각오했었다.
신혼 초부터 싸우거나 다투면 헤어지자, 이혼하자고 말하자고 자주 말하던 그였지만
이번만큼은 나도 물러설 수 없다며 맞대응을 택했었다.
이혼도 사별만큼이나 큰 스트레스 지수를 나타낸다고 하였다.
나 역시 억울함, 분노, 후회 등등의 감점의 소용돌이에 빠져 갓난아기는 먹을 것만 주고 눕혀놓고,
4살 큰 아이는 TV만 틀어주고는 양가에 이혼 얘기가 나왔음을 알리며 울고불고 했더랬다.
정말이지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그 시간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목놓아 우는 것 뿐이었다.
한참을 울고 또 울던 시간이 제법 지나는 동안 아이는 TV만 보고 있다가
한번은 내게로 와서 나를 불렀다.
아이 앞에서 너무 울어서 미안한 마음에 최대한 따스한 목소리로 아이에게 반응했다.
그러자 아들이 "엄마 다 울었어?" 묻길래..
"엄마가 마음이 너무 아파서 아직도 자꾸 눈물이 나."라고 설명했더랬다.
그러자 "아~ 그렇구나. 그럼 다 울면 얘기해 난 TV보고 있을게." 했었다.
남성심리학이 없는 것은 아동심리학과 비슷하기 때문이란 우스갯소리가 있다.
4살 아들과 40살 신랑에게서 공통점을 발견했다.
그들은 내 감정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아들이 그럴 때는 그럴 수 있지 라며 서운하지 않다
그러나 신랑이 내 감정에 관심이 없는 것은 정말 너무 서운하다.
우리끼리 농담삼아 하나님이 사람을 만드실 때 남자에서 갈비뼈만 하나 빼내신 게 아닐지 모른다고 했다.
또, 원래 뭐든지 시즌 1보다 시즌 2가 발전 된 법이라
남자를 만드시고 부족해 보이시는 걸 여자에게 추가하셨는데, 그게 감정이라며 깔깔댔었다.
요사이 MBTI가 유행이다.
이 역시 스스로 응답하기에 정확도가 높으려면 전문가의 분석과 함께 해야만 정확성이 있다.
그럼에도 약식으로 한 MBTI 조차도 같은 성향이더라도 두 사람을 비교할 때 성격이 다름을 볼 수 있다.
신랑과 나는 일단 E, I로 다르다.
내가 공부하던 시절 상담실장님이 E와 I는 나머지가 똑같이 나와도 완전히 반대라고 보면 된다고 하셨다.
첫 단추부터 달랐던 우리는 그렇게 다르다.
남자와 여자라서 다르고,
E와 I라서 다르고,
공부한 게 달라서 다르고,
성이 달라서 다르고,
부모님이 달라서 다르다.
다른 점을 찾고 나열하려면 수도없이 많지만
우리는 연애 때 서로에게 맞추려고 했던 모습을 각인시켜서 우리는 하나이고 같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다른 너와 나가 서로를 알기에는 버거운 건 너무나 당연한 상황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를 알아줘! 나를 바라봐줘!
소리치고 절규하기 보다 다른 그림 찾기 게임처럼 너와 나의 다른 점을 알아가면
서운함이 좀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오늘도 다르지만 대화가 부족한 우리는 여전히 서로를 오해하며 서운해하고 있는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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