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 그리고 우리/쀼사이

[부부관계]우리 부부, 대화가 필요해!

jujumomy 2022. 5. 2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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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부부의 지난 주 기준, 하루 평균 통화 시간은 21분 3.7초 정도. 

한 회 평균 통화 시간은 3.5분 정도인데, 

정말 용건만 간단히 하는 거다

아이들이 있다보니 아이들 관련 용건 후 사설을 하다보면 늘 신랑이 바빠서 끊기기 일쑤.

5/15(일) 5/16(월) 5/17(화) 5/18(수) 5/19(목) 5/20(금) 5/21(토)
32초(1회) 20분 11초(9회) 5분 47초(3회) 12분 12초(6회) 12분 48초(5회) 55분 59초(8회) 19분 25초(5회)

연애 때는 당연히 그렇지 않았다

기본이 한시간이고 일부러 전화를 끊지 않고 일을 할 때도 있었다

전화기가 뜨거워 블루투스를 사줄 만큼 전화에 진심이었다.  

 

얼마 전 김창옥 대표님의 강의 짤을 본 적이 있다. 

남편이 결혼 전과 다르지 않냐고, 변한게 아니라 원래 그 모습이었단다.

연애 때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잠시 다른 사람이었을 뿐 

 

나도 변했다. 

통화가 길어지면 무슨 할 말이 있나, 뭐 내가 또 이해 해 줘야 할 일이 있는가 불신이 싹튼다. 

또 약속이 잡혔나, 저녁에 늦는가, 주말에 일이 생겼는가 

여러 생각이 든다. 

실제로 이런 일이 있을 땐 전화를 자주하고는 1분 이내로 나의 동향을 살핀 후 끊었었다. 

그러다가 3~4번 의미 없는 통화 후 폭탄을 던지곤 했었다. 

 

우리가 가정을 이룬지 7년이란 시간이 넘었다. 

6개월이란 아주 짧은 연애 후 서로를 알지도 못하면서 다 안다고 착각하며 결혼을 했었다. 

나에게 그는 세밀하며 세심하고 나를 배려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그에게 따뜻하고 인내심이 많으며 마음이 넓은 사람이었다. 

나는 그가 온전히 그런 사람이라고 믿었으며, 그도 내가 그런 사람이라고 의심하지 않았다. 

 

내 입장에서 먼저 변한 거는 그였다. 

혼자 하루 종일 집에 있는데도 아침에 일어나 내가 전화하면, 퇴근할 때 퇴근한다 전화 뿐이었다. 

저녁에 함께 있다가 업무 관련 전화가 오면 그 길로 나가서

업무처리가 끝나도 집으로 귀가하지 않고 회사에서 잠을 청했다. 

내가 싫어진 것도 아니고, 아이가 없을 때니 집에 있을 땐 사랑한다고 말도 해 주던 그였다. 

그러나 나보다 일이 더 중요한 사람 같았다. 

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고 나는 그대로 넘겼었다. 

 

전화하면 꼭 손님이 오고, 전화하면 꼭 끊으라고 먼저 말하는 그가 좀 여유가 생겼을 때도 전화하지 않아 

참 많이도 야속했다. 

그렇게 나는 그의 원래 모습에 적응하곤 나 역시 그와의 대화 시간을 줄이는데 익숙해 진 듯 하다. 

우리는 전화 통화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아이를 보내고 난 9시 무렵, 아이들을 데리러 가는 3시 무렵. 

2주 전 쯤에 신랑이 1시 반 무렵 꾸준히 전화를 한 적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왜 자꾸 이 시간에 전화해? 라며 귀찮은 듯 되물었다. 

그 질문 이후로 그는 다시 9시 무렵, 3시 무렵, 퇴근 무렵 전화를 한다. 

횟수가 많은 날도 그 시간 즈음에 끊겼다가 다시 전화를 하거나 퇴근하면서 끊었다 다시 통화하는 등 

굳이 길게 감정을 공유하거나 일상을 공유하지 않는다.

 

신랑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내에서 자취를 했던 사람이다. 

휴대폰도 없던 시절부터 스스로 알아서 생활을 했다. 지금도 가족 단톡방은 어떤 사설 모임 게시판처럼 꼭 전해야 할 말만 올라온다. 이처럼, 그는 부모님, 혹은 형제자매에게 미주알 고주알 얘기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었다. 

나는 지금도 단톡방에 일상을 올리고, 부모님도 두 분의 여행을 단톡방에 올리시며 두 분의 소소한 다툼도 우리에게 말씀하실 만큼 긴밀하다. 

 

일상을 공유하는 게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여전히 공유하지 않는다. 간혹 나에게 일상을 공유를 하더라도 내가 귓등으로 듣는 듯 하다. 나는 일상을 나의 친정 식구들과 공유한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모습대로 온전히 돌아갔다. 

옥시토신, 엔돌핀 등등 사랑의 호르몬은 유효기간이 끝이났고, 

우리는 연인에서 부부로, 가정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노력만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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