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47장 읽기_타국에서 돌이켜 본 147년의 일생
147년의 일생
저에게는 96세의 할아버지가 계십니다. 한번은 비슷한 연배의 엄마의 외삼촌분과 여행에서 밤새워 말씀을 나누시는데 저희 아빠가 다음날 아침 "그래서 그때가 언제예요?" 중간에 끼어들자 "그때가... 해방 전인가...? 그래 해방 전일거야. 전쟁이 나기 한참 전이었으니까" 하셔서 한참을 웃었어요
밤새 이야기를 하셔도 아직도 이야기 거리가 50년 넘게 남았으니..
오늘 야곱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의 인생 이야기가 요셉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기 전까지 10여장에 걸쳐 성경에 기록될 정도였으니 조상의 연조에는 미치지 못하나 이야기하려 들면 한참을 할 만큼 험악한 세월을 보냈지요.
외삼촌 라반에게 속임을 당해 부인이 4명이나 되며 그중에 가장 사랑했던 부인은 아들을 둘 낳았는데, 그마저도 둘째를 낳다가 죽었습니다. 라반에게는 사위이지만 종에 가깝게 부림을 당했으며, 떠나려니 외삼촌이 아들들을 데리고 칼을 들고 쫓아왔습니다. 그 고비를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넘겼으나 앞에 형이 400명을 거느리고 마주온다는 전갈을 받았을 때는 정말이지 죽을 것 같은 고통을 느꼈습니다. 다행이 형과 화해를 하고 세겜에 도착하자 딸이 강간을 당하고 그것을 복수하겠다며 아들들이 그 일족을 멸살시켜버렸습니다. 이로 주변 부족들이 눈치보이는 위치에 놓이게되었지요. 하나님이 만나주셨던 벧엘로 올라가는 길엔 유모 드보라가 죽고, 라헬이 죽고, 아버지 이삭이 죽었습니다. 라헬이 죽어 깊은 슬픔에 빠졌을 때, 큰 아들이 아들을 낳고 같이 살던 첩과 동침까지 합니다.
아버지가 죽고 아버지가 거류하던 땅에 거주하며 평안을 찾으려 애쓰던 그 때, 사랑하는 아들 귀하디 귀한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을 듣게 됩니다. 오래도록 애통하고 슬퍼하며 지옥같은 삶을 20여년이나 보내었지요. 이젠 베냐민만이라도 살리려 애썼지만 결국 보낼 수 밖에 없는 처지에서 베냐민 만큼은 안전하길 바라고 또 바랬는데, 갑자기 요셉이 살아서 애굽의 총리가 되었다고 듣습니다.
어안이 벙벙하였지만 너무나 기쁜 일이었지요. 하지만 그 간절히 보고 싶은 아들이 애굽으로 내려오라고 하니 하나님의 주시겠다더 이 땅을 등지고 내려가도 되나 걱정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하나님의 응답으로 내려가 바로 앞에 서니 이 모든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쳤을 것입니다.
기대수명보다 평균수명이 앞섰다고 보았습니다. 우리의 일생이 하나님 손에 달렸지만 현재 평균 83세를 살 수 있다고 합니다. 그 수명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먼 미래를 바라볼 필요도 없이 아직도 어린 것 같은 내가 어느덧 40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야곱만큼은 아니더라도 각자의 삶이 굽이굽이 갖가지의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오늘 말씀 하반절에 야곱이 요셉에게 마지막 청을 하는 것이 나옵니다. 조상의 묘지에 장사하라를 것입니다. 허벅지 아래에 손을 넣고 인애와 성실함으로 행하라고 가곡히 부탁합니다.
애굽의 총리로 애굽 문화에 젖은 아들이 애굽에 장사할까 염려가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주신 땅에 묻히지 못하고 이방 나라에 자신의 유골이 있을까 걱정되는 것입니다.
구약 성서라 사후의 일은 잘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죽어서도 하나님의 땅에 거주하고픈 마음인 것입니다.
죽어서도 하나님의 영역 안에 있고 싶었던 야곱.
그렇기에 아브라함족속이 아닌 이스라엘족속이 되지 않았을까요??
오늘 하루 하나님으로 가득 채워 하나님 안에서 평생 사는 것 말이 쉬워 소원이지만 부던히 노력하고 부던히 붙잡아야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